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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게 취하는 건강음주법

제조업닷컴 2008. 11. 2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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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게 취하는 건강음주법


술에 강한 사람이라도 빈 속에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고 숙취(宿醉)나 악취(惡醉) 등으로 많은 고통을 겪게 된다. 술 마신 다음날까지 계속 술 냄새가 나고 골치가 아픈 현상이 숙취다. 악취란 별로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골치가 많이 아프고 몸이 불편해 견디기 어려워하는 일이다.

이러한 숙취나 악취는 마신 술의 양과 속도에 따라 알콜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중간대사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에 일어난다. 술을 마시고 곧 악취에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혈액 중의 알콜량은 늘지 않아도 아세트알데히드의 양이 증가하면 골치가 아픈 악취가 나타난다.

마시는 술의 양이 절대적이기는 하나 알콜의 완전분해가 잘 이루어지게 하고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되지 않게 하는 것이 숙취나 악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웅크리고 앉아 술을 마시면 호흡을 통해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부족해져 숙취·악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빈 속에 술이 들어가도 빨리 취하게 되고 악취·숙취가 잘 나타난다. 그래서 안주는 영양의 균형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숙취·악취의 예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술의 알콜 성분은 1g당 7kcal의 열량을 발생시키면서 사람을 취하게 만들며, 양이 지나치면 죽음을 초래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술을 마시면 위벽을 통해 약 20%의 알콜이 소화될 필요 없이 그대로 흡수되고 나머지는 소장에서 흡수된다. 때문에 술을 마신 지 2∼3분이 지나면 알콜은 신체 조직의 어느 곳에나 뚫고 들어간다. 반면 위 속에 음식, 특히 지방질이나 단백질이 있으면 알콜의 흡수가 매우 더디게 진행된다. 이런 연유로 도수(度數)가 높은 술을 마시기 전에 우유를 마시는 것이 좋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 술 마실 때 지켜야 할 원칙

마시는 술에 어울리는 맛과 알콜의 흡수를 조절한다는 의미에서 함께 먹어서 좋은 안주와 나쁜 안주가 있게 마련이다. 술과 안주의 궁합을 따지기 전에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평소 균형식을 하는 사람은 절대로 알콜 중독자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평소 충분한 영양식을 하더라도 술을 마시면 영양소 부족이 일어나기 쉽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술을 마시면서 다음의 몇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비타민 B군과 C를 섭취한다. ▷무기질, 특히 칼슘과 마그네슘을 섭취한다. ▷첨가물이 많은 가공식품을 피하고 천연식품을 먹는다. ▷자극성 식품은 피한다.

이런 일반적인 원칙에 비추어 볼 때 대략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막걸리에는 돼지고기와 김치찌개가 잘 어울린다. 조금 맵기는 하지만 막걸리 성분 때문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소주 안주로는 마른오징어보다 생오징어나 생선찌개·돼지고기 요리 또는 어포 등이 좋다. 소주를 마실 때 맵고 짠 안주는 궤양을 촉진할 우려가 있다. 맥주에는 흔히 땅콩을 먹는데 먹는 양을 조절하지 못하면 살이 찔 우려가 있다. 또한 상식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적포도주에는 육류가 좋고, 백포도주에는 생선류가 어울린다. 위스키를 마실 때는 치즈·육포·잣·호두 등이 좋은 안주다.


■ 소주에는 매운 찌개안주 피해야

젊은 사람들은 직장내 회식 등 술자리에서 ‘경제적으로’ 취하기 위해 소주를 많이 선택한다. 특히 술을 많이 마셔야 하는 연말에는 소주 외에 폭탄주 같이 센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
소주처럼 알콜 도수가 높은 술은 맥주와 달리 알콜이 빨리 흡수된다. 특히 공복시에는 위벽에서의 알콜 흡수가 대단히 빠르게 진행된다. 빈 속에 마시는 소주나 위스키와 같은 도수 높은 술은 그것을 묽게 희석시켜도 위에서 장(腸)으로 빨리 내려가 흡수되므로 혈중알콜농도를 빨리 높이는 것은 매한가지다.
반면 위(胃)에 음식이 있는 상태에서는 위벽에 직접 접촉하는 알콜분의 절대량이 증가하지 않는다.

음식이 있기 때문에 위에서 장으로 배출되는 시간이 훨씬 더뎌지는 것이다. 따라서 맥주나 칵테일처럼 고형성분이 많고 소화시킬 필요가 있는 술은 자연적으로 위에 오래 머물러 있기 때문에 소화 시간도 길어진다.이런 까닭에 소주를 마실 때는 안주에 신경써야 한다. 위벽을 보호하고 혈중알콜농도를 급상승시키지 않는 안주가 좋은 것이다.

그런 종류로는 해바라기씨·땅콩·호두와 같은 견과류를 들 수 있다. 특히 소주를 마실 때 매운 찌개를 곁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매운 향신료는 위벽을 자극하는 데다 알콜이 위벽에 더 자극을 주기 때문에 좋지 않다. 두부나 기름기 많은 생선류, 돼지고기가 소주의 숙취나 악취 예방을 위해 좋은 안주감이 된다.


■ 맥주와 호프의 찰떡궁합

보리를 원료로 하는 술은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로제타 돌의 상형문자에도 파라미드를 건설할 때 맥주를 마시고 힘을 냈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당시의 맥주는 단순히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화나 이뇨(利尿) 효과를 기대하고 마신 흔적이 있다.

맥주를 처음 입에 대는 사람들의 첫 반응은 “맛이 써서 이상하다”는 것이다. 이 쓴맛은 최초의 맥주에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이상한 쓴맛’이 없다면 맥주의 매력은 반감하고 말 것이다.
이 쓴맛은 호프라는 독특한 꽃에서 나오는 것이다. 맥주 제조에는 암꽃만 사용된다. 맥주 제조 과정에서 집어넣는 호프의 유효성분은 쓴맛과 좋은 향기뿐만이 아니다. 호프에는 잡균의 침입을 방지하는 항균효과가 있어 맥주의 저장성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또 맥주를 투명하게 만들어 주며, 신경중추에 작용하여 신경을 진정시키고 수면을 촉진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단순히 맥주의 쓴맛에 관여하는 화합물은 수백가지나 되지만 호프에는 이처럼 유용한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이다. 또 호프에는 여성호르몬 또는 호르몬 활성물질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그래서 호프를 재배하는 농가의 처녀나 주부들은 호프 수확기가 되면 생리가 활발해지고 더욱 매력적으로 된다고 한다. 이렇게 따지면 맥주에는 다른 술이 가지고 있지 못한 여성미를 돋우는 호르몬 작용이 숨어 있는 셈이다.

맥주는 다른 술에 비하면 물에 가까운 것이지만 그 속에 주입된 탄산의 시원한 느낌과 호프의 쌉쌀한 맛이 가장 큰 매력이다. ‘김 빠진 맥주’라는 말도 있지만 호프가 빠진 맥주는 밋밋해서 맛이 덜할 것이다. 그만큼 맥주와 호프는 제조과정에서부터 궁합이 썩 잘 들어맞는 한쌍이라고 할 것이다.


■ 맥주와 소시지는 환상적 콤비

맥주에는 여러 가지 성분이 들어 있어 위스키나 소주보다 알콜 흡수가 천천히 이루어진다. 그러나 맥주나 샴페인 등 탄산가스를 주입한 술을 마실 때는 위에서 장으로 통하는 요문이 크게 열리기 때문에 알콜의 흡수가 빨라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맥주에 어울리는 맛과 알콜 흡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안주가 좋은 안주인 셈이다.

맥주 안주로는 단맛이 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짭짤하고 기름기가 있는 식품 -즉, 소시지·햄, 팝콘·크래커, 땅콩 등이 좋다. 소시지는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 다소 느끼한 맛을 준다. 이것을 상쾌한 맛을 내는 맥주를 마시면서 안주로 먹으면 서로 잘 어울린다.


■ 막걸리와 홍어의 어울림

가오리는 상어가 바다 밑바닥에서 살던 옛날 옛적 환경 조건에 따라 변형된 물고기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성분이나 조직, 그리고 맛까지 비슷한 면이 있다. 그런데 홍어는 가오리·상어와 마찬가지로 연골어류에 속한다. 연골어류는 다른 어류보다 몸 안에 질소화합물인 요소(尿素)·암모니아·트리메틸아민 등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홍어와 상어의 고기맛이 독특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홍어의 그 자극적인 맛을 더욱 강하게 해서 먹는 습관이 생겨나게 되었다. 바다에서 잡아올린 홍어를 여러날 동안 항아리에 넣어 삭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암모니아와 트리메틸아민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이것을 찜을 해서 먹는데 혀가 얼얼할 정도로 자극이 강한 냄새와 맛을 낸다.

이렇게 삭혀도 톡 쏘는 암모니아가 많아져 일반 부패세균의 발육을 억제하므로 식중독 발생의 염려는 없다. 또 홍어는 지방분이 적어 변질이 심하지 않은 것도 한몫 한다. 상어와 비교해 볼 때 홍어의 단백질이 조금 적어 14% 수준인 데 반해 지방분은 훨씬 적어 0.5%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삭힌 홍어를 먹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암모니아의 자극을 중화시키는 데 안성맞춤인 것이 바로 막걸리다. 막걸리에는 자극성분을 완화시키는 단백질이 1.9%나 들어 있고, 알칼리성인 암모니아를 중화시키는 유기산이 0.8% 함유되어 있어 홍어의 톡 쏘는 맛을 중화시키므로 서로 궁합이 잘 맞는 셈. 그래서 홍어찜을 먹을 때는 막걸리(탁주)를 마시는 풍습이 오래 전부터 전래되어 ‘홍탁’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 淸酒에는 銀杏

일본을 대표하는 술은 청주(淸酒)다. 청주는 쌀을 원료로 하여 누룩 대신 코지(찐쌀에 곰팡이류를 배양한 것, 누룩과 같은 원리)를 만들어 넣어 빚은 술로 알콜 도수가 16% 정도다. 일본 사람들이 청주를 마실 때 가장 좋은 안주로 꼽는 것이 바로 은행이다.

은행에는 당질이 특히 많은데 대부분 전분이다. 또 신경조직의 성분이 되는 레시틴과 비타민 D의 모체가 되는 에르고스테린도 들어 있다. 단백질 성분도 질이 우수한 편이다.
은행은 밤에 오줌을 싸는 어린이들의 치료에 좋은 효과가 있다. 구운 은행을 아이가 잠들기 3∼4시간 전에 5∼6개 정도 먹이면 가벼운 오줌싸개 증세는 잘 낫는다.

하지만 은행의 특색은 아무래도 그 고유한 풍미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은행의 풍미(風味) 성분은 주로 청산(靑酸·시안화수소) 배당체다. 덜 익은 은행 열매는 독성의 피해가 염려되기도 하지만 굽거나 익히면 독성이 줄고 독특한 풍미가 난다. 청주를 마실 때 구운 은행을 안주로 먹으면 쌉쌀한 맛이 청주 맛을 돋워 좋고, 주독을 푸는 효과까지 있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 거위 간과 포도주

이제 서양의 술과 안주로 넘어가 보자. 서양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귀하고 맛있는 요리로 꼽는 3가지가 있는데 이를 일러 ‘3대 진미(珍味)’라고 말한다. 바로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어, 송로(松露)버섯·거위 간(肝)이다.

이처럼 거위 간은 미식가들이 선호하는 대상이 되고 있는데 프랑스 요리 중 전채(前菜, hors d、oeuvre)의 대표적인 것으로 가장 인기를 모으는 것이 바로 거위 간이다. 거위 간을 후오그라(foie-gras)라고 하는데 이는 ‘비대한 간’이란 뜻이다. 거위나 오리의 간을 비대하게 길러 요리해 먹는 것은 고대 로마 때부터 알려진 방법이라고 한다.

거위 간 요리를 먹을 때 궁합이 잘 맞는 술로는 감미(甘味)가 있는 스위트 타입이다. 대표적인 것이 보르도 지방의 샤토디캠으로, 소태르느 보르도 특급 와인이다.
포도주는 원래 요리에 곁들여 마시는 술이다. 일반적으로 단맛을 가진 것은 식전주(食前酒)나 식후주(食後酒)인데 요리와 와인의 조합에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

오드블이나 스프에는 백(白)포도주, 어패류 요리에는 단맛이 없는 백포도주(dry wine), 가금류(家禽類) 요리에는 백포도주나 로제와인(분홍색), 들새 종류의 요리에는 빛깔이 조금 진한 로제나 빛깔이 옅은 적(赤)포도주, 흰 살코기나 양념이 적은 붉은 살코기 요리에는 색깔이 연한 적포도주, 붉은 살코기 요리에는 빛깔이 짙은 적포도주, 치즈에는 일반적으로 적포도주가 잘 맞는 것으로 되어 있다.


■ 송로버섯과 코냑

서양 사람들이 말하는 3대 진미 중 하나가 송로버섯이다. 이 버섯은 로마시대 네로 황제가 특히 즐기던 것으로 유명하다. 땅 속에 묻혀 있기 때문에 흔히 소나무 이슬을 받아 먹고 자라는 것이라는 뜻에서 송로(松露)버섯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송로버섯은 ‘식탁의 다이아몬드’로 불릴 만큼 매우 강한 향(香)을 지녀 다른 재료와 섞어 놓으면 그 재료에 향이 옮겨 간다. 그래서 코냑과 송로버섯은 궁합이 잘 맞는 것이다.
코냑은 프랑스 코냑 지방에서 생산되는 브랜디를 지칭한다. 코냑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만 ‘코냑’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나머지는 그냥 ‘브랜디’라고 부른다. 송로버섯은 변질되기 쉽기 때문에 겨울을 제외하고는 병조림이나 통조림으로 만들어 가공하거나 보통 코냑과 같은 브랜디에 담가 보존한다. 저절로 궁합이 맞지 않을 수 없는 관계라 하겠다.


■ 샴페인과 캐비어

생일잔치나 축하행사때 터뜨리는 술이 샴페인이다. 술맛보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한껏 돋우는 데 효과적인 술이다. 그래서 샴페인은 ‘와인의 꽃’ 또는 ‘마력의 술’로 불리기도 한다.
샴페인은 와인과 달리 술병을 밀봉하기 때문에 산소의 공급이 중단되고 병 속의 압력이 증가한다. 그 과정에서 퓨젤이라는 성분이 더 만들어져 독특한 향기를 갖게 되지만 이 때문에 숙취나 악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샴페인은 대개 첫잔으로 그치는 일이 많다. ‘맛있는’ 술일수록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비밀을 가진 샴페인에 가장 알맞은 안주로 알려져 있는 것이 캐비어다. 캐비어는 러시아와 유럽 일대, 이란·흑해·카스피해 등에 분포하는 철갑상어의 알이다. 철갑상어로 유명한 카스피해는 명색이 바다이기는 하지만 동남부 유럽과 서남아시아의 중간에 위치하는 짠물호수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우리가 먹는 것은 철갑상어의 알을 소금에 절여 만든 알젓으로, 식도락가들은 이름만 들어도 군침을 흘리는 진미식품이다. 값이 매우 비싸 대중적인 식품은 결코 아니다.

캐비어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철갑상어를 잡자마자 알을 꺼내 알 가장자리의 막을 제거하고 소금에 절인다. 빨리 부패하므로 채취한 알은 냉동하거나 병조림으로 만들어 냉장하여 사용한다. 알의 크기가 크고 은회색 빛깔이 연하면 연할수록 질이 좋다. 짠맛과 쓴맛이 없으며 연하고 순한 맛을 가져야 상품(上品)이다. 캐비어는 얼음 위에 놓아서 오드블로 내놓으며, 까나페(canape)처럼 토스트 위에 올려 안주와 전채요리로 이용하기도 한다.

캐비어의 성분을 분석해 보면 단백질이 30%, 지질이 20%나 되는 고열량 식품이어서 씹으면 고소한 맛이 있다. 독특한 풍미를 가지고 있어 탄산을 가지고 있는 샴페인을 마시면서 먹으면 그 맛이 더욱 상승되는 훌륭한 조합이 된다.


■ 진과 라임

진(Gin)은 노간주나무의 열매, 감초 등 초근목피의 엑기스를 추출해 만들었기 때문에 노간주나무 열매에서 나는 소나무 향(香)이 강한 술이다. 진의 별명을 ‘왕이 추천한 술’이라고 한다. 이는 진을 마시고 취하면 거지일지라도 천하가 다 제것이고 왕이 된 기분을 맛볼 수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체실험에 의하면 진은 숙취가 가장 적은 술이라고 한다.

진을 과즙이나 청량음료에 섞어 마시면 노간주나무의 향이 사라지고 만다. 따라서 이것은 진의 특성을 없애는 일이다. 진을 이용한 칵테일 중에서 진피즈·진라임 등이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이런 칵테일은 레몬주스를 섞어 만들므로 상쾌한 맛을 준다.


■ 해장술은 절대 금물

이번에는 숙취를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우리 주변에는 흔히 해장술을 마시며 숙취를 푼다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고통을 연장할 뿐 오히려 몸에 부담을 주어 좋지 않다.
숙취의 증상으로는 머리가 ‘띵’하고 속이 거북하며 구토, 갈증, 피로감, 불쾌감 등을 수반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식욕부진, 식은땀, 불면증, 현기증, 허탈감, 탈수증세, 위통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숙취는 자기의 알콜 대사 능력보다 훨씬 많은 양의 술을 마셔서 생기는 것이다. 알콜의 중간대사물인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이 아주 강한 물질인데 이것이 체내에 남아 다음날까지 계속 몸에 부담을 주는 상태다. 그래서 영어로도 행오버(hang over)라고 한다. 따라서 몸에서 알콜이 계속 배출되도록 해야 하는데 해장술을 다시 마시면 오히려 숙취 해소를 방해하는 것이다. 숙취는 대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풀린다.

반면 해장국은 어느 정도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뼈를 고아낸 국물에 우거지와 선지를 넣고 끓인 우거지국이나 멸치를 넣어 끓인 콩나물국이 대표적인 해장국이다. 국물을 담백하게 하기 위해 뼈나 멸치 대신 조개를 쓰기도 한다.해장국에 들어가는 기름기 없는 육류·새우·조개·흰살생선·선지 등은 양질의 단백질과 타우린·비타민 B를 가지고 있어 알콜 때문에 손상받은 간에 활력을 주는 식품이기도 하다. 또 녹차나 꿀물·칡차·유자차·구기자차·생강차·인삼차·모과차·율무차 등도 해장효과가 큰 음료다.

■ “숙취 깨는 데는 감이 최고”

술을 마시기 전이나 숙취로 고생할 때는 감잎차를 마시면 아주 좋다. 감잎차는 심장병과 신장병·고혈압·위궤양·당뇨 등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전통차다. 감잎차에는 타닌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기에는 썩 좋지 않지만 감잎차에 유자청을 조금 섞거나 레몬즙을 넣으면 맛도 좋고 효과도 커진다.
‘술 깨는 데는 감이 최고’라는 옛말이 전하는데 이는 숙취에 감이 좋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감이나 홍시에는 혈액중 알콜의 분해를 촉진시켜 주는 과당과 비타민 A·B·C가 고루 들어 있고 양질의 수분을 가지고 있어 숙취로 고생할 때 먹으면 큰 효과를 보는 것이다.

감이 없을 때는 과당이나 포도당 그리고 비타민 C를 많이 가지고 있는 과일이나 그 주스를 먹는 것도 알콜 대사를 촉진시켜 준다. 또 갈증 해소에도 도움을 주며 이뇨(利尿)작용을 도와 유해물질의 배출을 도와준다.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는 인삼(人蔘) 날것과 꿀을 추천할 만하다. 또 인체에 유해한 아세트알데히드가 빨리 초산을 거쳐 탄산가스와 물로 분해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당분과 비타민 C, 비타민 B 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독성물질을 속히 배출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이므로 술을 깨게 하는 데는 ‘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른바 ‘해장음식’이라는 것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북어국·해장국·선지국·콩나물국·매운탕·조개탕·동치미 등이다.
해장국은 입맛이 없거나 메스꺼움 등으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숙취 해소에 필요한 시간을 앞당겨주며 식사를 거르지 않게 하여 영양을 보충시키는 중요한 뜻을 가지고 있다. 속을 달래주기 위한 음식이므로 되도록이면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뜨거운 것이 좋다. 맵거나 짠 것은 위에 많은 자극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 시래기해장국의 비밀

우리나라의 해장국은 종류가 대단히 많았다. 해장국은 대체로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은 영양식이어서 알콜을 잘 분해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소뼈를 오래 곤 것에 배추 우거지와 무청·콩나물 등을 넣고 된장을 슴슴하게 풀어 끓인 시래기해장국이다. 시래기를 끓이면 비타민 C가 일부 손실되지만 비타민 A 등 지용성 비타민과 칼슘·마그네슘·칼륨 등은 하나도 손실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전래되는 독특한 시래기해장국에는 들깨를 갈아 활용하는 비법이 있었다. 들깨는 단백질과 지질·칼슘·비타민 B군을 골고루 가지고 있으며, 특히 비타민 E와 F를 가지고 있는 특색있는 식품이다. 시래기와 들깨의 풍부한 영양소와 비타민 등으로 완전식품에 가까운 영양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시래기는 조직이 단단하기 때문에 해장국을 끓일 때 쌀뜨물을 활용했다. 된장을 풀어 끓이는 토장국류는 쌀뜨물에 끓여야 섬유질도 부드러워지고 구수한 맛도 더 많이 난다.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려면 해장국은 뜨거워야 하고 담백하며 부드러워야 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영양학적, 미각적 조건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바로 시래기 해장국의 매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