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쉼터/멋있고살고싶은집

아침을 여는 집

제조업닷컴 2008. 7. 3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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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민선주-위가건축
 
위치
  성남시 수성구 시흥동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 방5개
 
면적
  대지 151평,건축 30평,연 108평
 
외부재료
  압출성형 시멘트 패널
 
건축연도
  1999년
 
아침을 여는 집
기억의 파편들로 새로태어난 집
성남에 땅을 사고 설계할 사람들을 찾던 건축주는 몇 가지 고민 사항이 있었다. 풍수를 보시는 스님이 집을 동향으로 앉히기를 권하셨다지만 이 집 주변 동산마을의 모든 집들은 남향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고민은 아주 넓고 커보이는 집을 원하는 것이었다.
1층 바닥 면적은 30여평되지만 예전에 서울에서 내노라 할 정도로 큰 저택에 살았었던 건축주는 작은 집에 살기보다 아파트에 사는 것이 더 편하고 독립 주택인 경우는 시원하게 넓은 집이기를 바랬다. 그래서 남북으로 긴 땅에 남향집을 북측에 뭉쳐서 �기보다, 동향으로 긴 일자집을 설계하였다. 공간이 최대한 넓게 확장되기를 의도하였다.
1. 거실, 식당, 부엌은 하나로 통합된다.
2. 거실은 바깥마루와 함께 마당 전체로 확장된다.
3. 2층과 옥상에서 성남시를 내려다보며 확장한다.
4. 2개의 sunken garden으로 확장되는 지하층 침실과 거실 붉은 벽돌과 슁글지붕 만이었던 동산마을에 집의 고정관념을 벋어난 집을 세워서 그 동네에 충격과 변화를 주었으면 했다.  그래서인지 집 주변에서는 이집 저집 고치고 새로 �기를 시작했다.
문화적 컨텍스트
아여집을 통한 경험은 아마 우리 사무실 식구들과 시공팀들에게 오래 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우연히 소개를 받아 찾아오신 건축주 가족들은 일년 반 여의 대화와 공사를 통해 건축주라기보다 우리 사무실 팀의 일원과 같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졌다.  모든 것을 열린 마음으로 의논해주고 믿어준 건축주가족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다.
그들이 새롭게 갖길 원하는 주거와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주거의 요소들을 파악하여 양 요소들을 조합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었다.  수시로 만나고 찾아가서 살림을 실측하고 좋아하는 건물들로부터 집기들까지 같이 둘러보고 가구를 보러다니고 나무를 보러가며, 큰 아들은 어떤 성격이며 작은 아들은 어떠한지 또 두 부부의 생활은 어떠한지를 알게되었고, 같이 대지를 방문하며 어떤 주택을 탄생시킬 것인지를 같이 꿈꾸었다.  우리에게는 건축주를 알고 그들을 좋아하게되는 것이 물리적인 컨텍스트보다 더 중요한 컨텍스트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속한 문화를 파악하고 그들이 입주하여 손님들을 초대하였을 때, 모두 같이 즐거워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였다.  특히 건축주 가족이 새집에 들어가면서 이전의 자신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껍질 속이 더 중요하다.
너무 상식적인 것들이 이집에서 더 중요하다. 이집에서는 맞바람이 중요하다. 아니 김치를 좋아하는 한국집에서는 맞바람이 중요하다. 덩달아 환기시스템이 중요하다. 냄새가 역류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바닥 난방은 최대한 분리되어 온도 조절이 용이해야하고, 수도물의 공급이 풍성하고 일정해야 한다. 물탱크는 옥상으로 가서 단수시에 변기에 물공급이 가능해야 한다.  유지보수가 용이하도록 천장배관을 하였다.  지하층일지라도 사면으로 썬큰가든과 드라이에리어가 돌아가서 지하실이 가지는 문제점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드라이에리어 바깥벽까지 방수, 스티로폴, 8인치 블록을 쌓아서 결로의 '결'자도 안나오게 하였다.  창고가 많아야 한다. 골조는 여름을 넘겨서 비가 새는지를 확인해야한다.  방수와 단열은 철저히 해야하고 해도해도 모자라다.  조명은 다양하게 계획하여서 선택의 여지를 주되, 너무 세분화하여서 사용하기에 짜증나서는 안 된다. 오래될수록 근사한 집이 되도록 얼룩지고 때탈 때를 상상하며 외장재를 선택한다. 
낭비는 금물
설계과정은 정제과정이다. 꼭 필요한 것만 남는다. 미니멀리스트라 하지만 절제된 형태는 무엇보다도 경제적이다. 단순한 건물에서도 가구와 조명기기 등에서 건축주의 예산을 아끼는 것은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비싼 재료보다 싸고 견고하고 보기 좋은 재료를 우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단순한 공간은 우리의 한옥방과 같이 쓰임새가 융통적이고 다양하다. 코어와 설비를 후면에 모아주는 것도 절약이 되고, 좋은 향으로 열린 집을 만들어준다.
흰 티셔츠 같은 집
아이에게 예쁜 옷을 입히면 아이는 안보이고 옷만 보인다. 아이에게 흰 티를 입히면 아이의 고운 얼굴이 돋보인다. 겉에서는 폼나는 집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흰 티셔츠 같은 집이다.
1층은 화랑 같이 손님과의 만남을 근사하게 해주고, 지하층은 펀안하지만 부부가 로맨틱하게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지하 거실의 조명은 두 부부의 별자리로 만들어져 있다. 2층은 아직 중고등학생인 아들들의 공부방이다. 앞으로 대학에 가면 카페 같이 바꾸어줬으면 한다. 옥상에는 성남을 내려다보는 와인데크를 만들어 보았다. 장식이 많은 집도 해보았지만, 흰 티 같이 단순한 집이 싫증이 안난다.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점
우리 건축주들이 오래도록 그 집에서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 언제 만나더라도 반갑게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입주 후에도 집은 완성이 안된다. 살면서 발견되는 사소한 불편함이 최대한 고쳐져야 하고, 애프터서비스가 확실한 건축가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실질적인 것에 만족해야만 건축의 형이상학적인 부분도 만족스럽게 느껴진다.
공사팀을 소중히 여긴다
아무리 사무실 안에서 디테일을 그린다고 하여도,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진짜 디테일이다. 전문가들에게 물어보고 의견을 들어서 연결시키고 창조해내는 것이 디테일이다. 답습하는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디자인해내는 디테일이 더 중요하다. 단순하게 보이려면 속이 더 준비되어야 하고 복잡하다. 우리는 그들을 전문가라 하고, 그들은 우리를 전문가라 한다. 서로 아끼기도 하고 퉁명스럽게 하는 편안한 사이들이다. 아무리 새 팀을 만나도 구관만 못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잘한다 하여서 새 팀에게 일을 시켜보지만 30년 넘게 시가와 친가 양쪽 부모님들과 일해오신 분들과 비교도 안된다. 그들의 진심이 집에 서리기 때문이다. 모두 오래 건강하셔야 할텐데...
글 - 건축가 민선주
사진 - 건축사진가 김용관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대를 100% 반영시킨 좋은 설계사, 믿을 수 있는 시공사를 만났다고 생각합니다.제가 제안한 몇 가지 의견을 요약하면 3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저희 집 위치는 서쪽으로 산에 접해져있고 양 옆으로 길이 있습니다. 저희 아래에 있는 집들은 마당을 넓게 쓰려고 남향집으로 지어져있습니다. 그러한 집들은 길 옆으로 마당이 훤히 보여 자기집 앞마당같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앞에 조망을 살리고 싶었고, 좋은 집은 앞은 시냇물 또는 길이 있고 뒤에 산이 있는 「전저 후고」라는 것을 풍수지리책에서 본 적이 있어 만약 꼭 제가 원하는 동향이 아니면 남향이나 ㄴ자형태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마당은 보여지는 잔디마당만 있으면 되고 거실과 연결되는 나무마루를 깔아 실내에서 보았을때 한공간과 같은 느낌이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었습니다.
두번째는 손님한테 보여주기 위한 깨끗한 공간을 만들기위해 1층에는 거실과 부엌외에 방을 배치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하를 가족끼리 쉴 수 있는 좀 어질러도 좋은 편한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고, 지하방은 햇빛과 공기가 잘 통해 지하같지 않은 공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세번째는 아파트나 빌라는 거실과 안방은 넓은데 비해 아이들 방이 좁아 침대와 책상을 놓으면 피아노 한대도 못들어가니 넓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런 의견을 개진한 뒤 이외의 모든 부분은 설계·시공하시는 두 부부께 맡기었습니다. 특히 제가 제안했던 조망문제는 거실에서 보았을때 마루가 밖에까지 연결되어 넓게 보이고 담과 나무와 하늘이 보여 탁 트이고 시원하게 보입니다.
완공 전에는 생각 못했던 것인데 동향집이라 낮 12시가 넘어가면 집에 가리워진 자연스런 그늘이 생겨 파라솔 없이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파트에 살 때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쇼파에 앉아 습관적으로 TV를 켜던 생각이 납니다. 요즘은 잔디, 나무, 산, 하늘을 한가하게 바라보고 지나가는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가지에 단 풍경소리 듣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두번째 제안했던 지하방 배치문제는 공사할 때 암반이 나와 시공비가 많이 나오고, 주위에 소음을 제공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위를 깊게 파고, 공간을 두어 수은주가 30℃를 오르내리는 요즈음 햇빛이 잘 들어와 밝고, 통풍이 잘되어 눅눅하지 않고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앞집이 지금 층고를 높여 남향집을 짓고 있는데, 1층에다 안방을 배치했으면 앞 집에서 방이 보이지 안았을까 생각됩니다.
세번째 제안했던 2층 아이들 방은 각자 목욕탕과 옷방이 있어 보다 방을 넓게 쓰고 있으며, 저녁이면 창문 밖으로 탁트인 분당과 시흥대로가 보이는 야경을 제공해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설계사이신 민교수가 집 외벽 베이스판넬을 추천해 주신 부분(후에 사람들이 화랑같다고 함), 시공사인 위가건축 심사장이 의견을 주신 천장고를 높인문제, 집대문과 담, 지하정원 등 우리가 생각도 기대도 하지 못한 부분들이 너무나도 훌륭하게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것은 차 두대가 편안하게 주차할 수 없는점과 경제성 없는 조명SYSTEM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점차 살아가면서 조금씩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뭏든 설계·시공상 어려운점을 극복하고 제가 상상했던 집보다 단순하고(SIMPLE), 현대적이고(MODERN), 화랑(GALLERY)같은 집을 지어주신 심사장님, 민선주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글 - 건축주 곽명순
사진 - 건축사진가 김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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