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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걸리기 쉬운 5가지 병(病)
CEO가 경영 현실에 대해 풍부하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일부 CEO들은 일종의 병(病)에 걸려 현실과 단절되곤 한다. CEO를 경영 현실로부터 괴리시키는 CEO 병에 대해 살펴본다.
기업의 장기적 건전성은 경영 현실에 대한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의 인식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는 CEO와 일선 현장의 구성원들이 함께 호흡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때 가능하다. 사업 현황, 경쟁사 동향, 고객의 니즈 등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넓은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정확한 현실 인식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뛰어난 CEO라 하더라고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CEO들이 현장 지향적 경영을 시도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 듯 하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만큼, 현실과 단절되는 일종의 병(病)에 걸리는 듯 하다. 경영학자인 다니엘 골만(Daniel Goleman)은 경영자가 현장의 정보로부터 차단되는 현상을 ‘CEO 병’이라고 말 한 바 있다. 이는 산업, 기업 규모 등에 관계 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CEO, 과연 어떤 병에 걸리는 것일까?
1. 내 경영 방식이 어때서? 잘 되고 있어!
기업 최고의 수장인 CEO라면 나름대로의 원대한 포부와 비전, 그리고 경영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CEO를 믿고 따르는 구성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칫 경영 철학에 대한 신념이 과도하여 독선과 과신에 빠진다면 환경 변화를 경시하거나 의도적으로 배척함으로써 실패에 빠질 위험이 있다.
CEO가 현실로부터 괴리되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과거 성공 경험으로부터 학습한 신념에의 지나친 매몰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일부 CEO는 자신이 과거에 경험했던 세상의 눈으로 앞으로 전개될 세상을 좁게 보거나, 다른 사람들도 내가 사용하는 방식을 좋아할 것이라는 가정을 갖곤 한다. 이로 인해 자신의 경영 방식에 대한 주위의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기보다는 ‘우리 사업을 몰라서 하는 소리’, ‘우리가 그 동안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봐라’ 등의 식으로 묵살하게 된다.
Digital Equipment Corporation社의 CEO, 켄 올슨(Ken Olsen)은 한때 IBM社가 경쟁사로 여길 정도로 사업을 키웠다. 동사의 소형 컴퓨터는 IBM의 메인 프레임 컴퓨터와 비교해도 손상이 없을 정도로 호환성 및 가격 경쟁력이 좋았다. 그러나, 올슨은 자사의 소형 컴퓨터의 뛰어남에 자만하여, IBM이 출시한 PC를 과소 평가하는 실수를 범했다. 심지어, PC가 산업 내 표준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경영 환경이 변했음에도 과거 성공 체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과거의 경영 방식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Rubbermaid社가 그 예이다. 동사는 증권가에서 ‘신제품 제조기’라 불렸으며, 경영학자들로부터 혁신 기법의 연구 대상이 되곤 하였다. CEO, 스탠리 골트(Stanley Gault)에게는 이것이 문제로 작동하였다. 더 많은, 더 빠른 신제품 출시를 위해 신제품 출시율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다 보니, 시장 조사에 투자하는 시간조차도 아까워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 이는 고객 니즈에 맞지 않는 제품의 출시로 이어졌다. 결국 고객의 외면으로 팔리지 않는 상품을 팔기 위해 가격을 할인하여 판매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수익이 하락하였고 기업 이미지도 저하되었다.
2. 부정적 정보는 듣기 싫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이나 정보만을 찾아서 듣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예컨대, 새로운 차량을 구입하는 사람이 차량을 구입하기 전보다, 정작 차량을 구입한 이후에 자신이 구입한 차량에 대한 좋은 기사를 찾거나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고자 하는 심리와도 같다. 반면, 자신이 듣기 싫은 말과 현실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눈을 감고 귀를 닫곤 한다. 일종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현상인데, 이를 ‘선택적 인식’이라고 한다.
일부 CEO들은 자신이 하는 사업과 경영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정보는 좋아하지만, 어디선가 삐걱거리고 있다거나 현장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다는 등의 부정적인 정보는 듣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있다. 자칫 그대로 방치해 둘 경우 경영에 치명적일 수 있는 중요한 현장의 정보(특히, 부정적 정보)가 CEO의 귀로 흘러 가지 않는 일종의 침묵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침묵 현상은 CEO가 부정적인 정보에 대한 대안을 토론하고 해법을 찾기보다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부정적 정보를 전달한 사람을 일방적으로 꾸짖거나 문책할 때, 자주 나타나곤 한다. 구성원들은 솔직하게 좋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면 상급자에게 혼날 것이라고 생각하여 부정적 정보의 전달을 의도적으로 꺼려하게 되는 것이다 ‘괜히 좋지 않은 이야기 해서 윗사람 심기만 불편하게 하는 거 아닌가, 그냥 덮어두자’는 풍토가 싹 틀 수 있다.
마이크로 칩을 만드는 AMD社가 이러한 사례이다. 한번은 사업상 매우 중요한 핵심 칩인 K5의 생산 일정에서 지속적으로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구성원 어느 누구도 CEO인 제리 샌더(Jerry Sander)에게 이러한 현장의 심각한 문제를 전달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관리자들은 생산 일정 지연 현상을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갖가지 좋은 의미만을 부여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정보 은폐로 CEO만 현장의 문제를 모르고 있었다.
한편, 부정적 정보를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들으려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80년대, Xerox社의 CEO, 앤 멀케이(Anne Mulcahy)는 경쟁사들은 저렴한 소형 복사기를 출시했지만, 동사는 제조 원가가 상승하여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면서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였다. 멀케이는 소형 복사기를 제조하는 회사들은 대형 복사기 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Xerox와 근본적으로 경쟁 시장이 다르다고 생각하였으며, 동사의 제조 원가가 지금은 높지만 앞으로 낮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경영 성과의 원인을 비즈니스 모델이나 전략의 문제로 귀인하기 보다는 환율 변동, 국제 경기 침체 등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외부 경영 환경 탓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3. 내부보다는 외부가 먼저!
CEO가 챙겨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바로 ‘주가’이다. 주가는 CEO의 성적표이자, 기업 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특히 눈 여겨 보며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종종 본말이 전도되어 주가를 경영 활동의 결과로 생각하지 않고, 주가 그 자체를 목적이자 경영의 모든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외적으로 주가 관리에만 신경을 써서, 위기를 맞는 기업도 있다.
대외적으로 자신의 경영 성적만을 관리하느라 집안 단속은 소홀히 하는 CEO가 그 예이다. ‘경쟁사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신제품 연구를 해야 한다’, ‘우리의 현재 역량으로 볼 때, 비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등과 같이 구성원들이 나름대로의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이러한 CEO의 주된 관심사는 당장의 주가를 높이는 것에 있기 때문에 귀담아 듣지 않곤 한다. 이렇듯, 외부 사람들의 시선과 의견만을 중시하면, 경쟁사에 뒤쳐지거나 기업 성과의 근본인 고객이나 시장 흐름을 놓쳐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구성원 역시, ‘어차피 이야기 해봐야 들어주지도 않을 텐데’, ‘말 해봐야 내 입만 아프지’ 등과 같은 냉소주의가 싹 터, 내부적으로 고질적인 병폐들이 도사리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
Lucent社의 CEO, 리치 맥긴(Rich McGinn)이 이에 해당하는 예라고 볼 수 있다. 동사의 기술자들은 음성 및 데이터 전송 기술과 관련하여 OC-192라는 신 광학 기술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건의하였으나, CEO는 이를 귀 담아 듣지 않았고, 먼저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경쟁사 Nortel에게 시장 우위를 내주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더하여, 맥긴은 영업 사원들의 불평의 소리도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이들은 동사의 매출 목표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건의하였지만, CEO는 ‘그래도 할 수 있다. 무조건 목표 달성하라’는 식으로 강요하였다. 어쩔 수 없이 매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영업 사원들은 엄청나게 가격을 할인하여 제품을 팔거나 무리한 판촉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는 시장에서 동사의 브랜드 이미지 실추 및 고객 불만을 초래하였고,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동사의 주가가 80% 이상 하락하여 맥긴은 CEO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 CEO인 헨리 샤흐트(Henry Schacht)가 ‘주가는 경영의 최종 산물이지, 근본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전임 CEO의 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내부보다는 외부에 보다 많은 신경을 쓰는 CEO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좋은 대외적 이미지’ 형성을 위해 TV 등 언론 활동을 많이 한다는 점이다. 대게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비전이나 사업을 대외에 홍보하기 위해 이러한 활동을 많이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러한 대외 활동에만 과도하게 집착하여 내부 관리가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분식 회계 파문을 빚었던 Tyco社의 CEO였던 데니스 코졸로우스키(Dennis Kozlowski)가 그 예이다. 한때 성장 기업의 성공 모델로 동사가 주목 받던 시기에 그의 일정표에는 투자자나 저널리스트들과의 인터뷰나 강의가 가득 차 있을 뿐, 내부 경영 현안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GM社의 로저 스미스도 대외적으로 공장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신기술/신사업 혁신에 매몰되어 자신의 비전을 외부에 한창 홍보하고 있을 때, 정작 내부적으로 혁신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4. 나의 의중을 맞춰주는 사람 중심으로
사업의 신속, 원활한 실행을 위해서는 CEO와 구성원들의 마음이 맞아야 한다. 그러나, 너무 ‘같은 마음, 같은 생각’만을 고집할 경우에는 CEO 주변에 ‘좋습니다’ 라는 말만 연발하는 ‘Yes-People’을 양성할 위험이 있다. CEO가 자신에 정책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기하는 사람을 ‘CEO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거나, ‘회사의 성공에 반대하는 사람’으로 오인하여 심하게 혼낸다면, 그 이후에 모든 사람은 가급적 CEO의 의중에 맞는 말만 하게 된다. 구성원들이 말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바른 말 하는 사람보다는 듣기 좋은 말 하는 사람이 인사 상의 좋은 대우를 받는 관행이 싹 터, 해바라기형 부하들만 남게 되고 현장의 생생한 정보는 차단된다는 의미다.
Intel社의 CEO인 앤디 그로브(Andy Grove)는 경쟁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구성원간의 건전한 경쟁이 기업 성장의 버팀목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결과는 이런 애초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타났다. CEO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공적과 관련된 정보만을 제공하는가 하면, CEO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맞추는 것을 외부 경영 환경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MetLife社의 CEO인 로버트 베니모쉬(Robert H Benmosche)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회의를 하던 중, 의자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실패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1주일 후 회의실 담당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회의실 의자 전체를 교체해도 되겠느냐를 물어보는 전화였다고 한다. CEO는 ‘내 밑에 있는 누군가가 회의실의 의자가 CEO의 취향에 맞지 않은 듯 하니, 교체하라는 지시를 한 것 같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CEO가 자신의 주변이 Yes-People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면 CEO는 현실로부터 고립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구성원들은 사업의 본질을 생각하고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CEO에게 잘 보일 수 있을까’ 하는 방법을 찾는데 몰입하게 된다. CEO 곁에서 좋은 이야기만 전달하고, 가급적 CEO의 심기를 건드리는 정보나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5. 지금은 몰라도 돼… 나중에 공유 하자
새로운 제도의 시행이나 조직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행하는 제도나 변화의 취지, 계획 등에 대한 구성원들과의 정보 공유와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권위나 위계 의식에 사로잡힌 CEO는 구성원과 정보를 공유하기보다는 비밀리에 제도나 변화를 추진하곤 한다. ‘뭐, 굳이 이런 일까지 구성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나중에 다 알게 될 텐데’, ‘지금 이야기 해봐야 혼란과 반대 의견만 나올 거야’ 등과 같은 생각으로 정보를 구성원과 공유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CEO가 있는 회사에서는 루머가 흉흉하게 돌게 된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은 ‘이번엔 또 무슨 일을 하실까’, ‘왜 저런 제도를 시작하시려고 할까’를 다양하게 추론하게 된다. 구성원들은 나름대로 추론하여 자신의 지위와 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업무에 집중하지 못할뿐더러, 이렇게 CEO 혼자서 주도한 제도나 변화 노력이 구성원들의 호응을 얻어 추진력을 갖지 못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Conoco社의 CEO, 짐 테일러(Jim Taylor)는 구성원에게 비전과 그 달성 방법을 명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하여 성공한 사례이다. 2000년, 테일러는 탄소 섬유라는 신소재를 저가로 대량 생산하는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는데, 당시 구성원들은 탄소 섬유의 개념과 용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였다. 이에, 테일러는 경영 회의를 통해 ‘우리는 탄소 섬유를 통해 플라스틱보다 가볍고 강철보다 탄탄하며 녹슬지 않는 다리를 건설하겠다’는 명확한 이미지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들이 만들 것이 어디에 쓰일 것인지를 알게 된 구성원들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그렇다면 지금 부족한 기술은 무엇인지도 동시에 명확하게 알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정보 공유를 통해 2002년, 38개의 특허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기존 5명에서 250명으로 인원을 추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편, 권위 의식이 강한 CEO는 좀처럼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CEO인데, 쉽게 내 뜻을 말하면 위신이 떨어지는데’ 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면, 아래 사람들은 CEO 의도 파악을 위해 분주해지게 된다. 명쾌하게 지시를 내렸다면, 하루 이틀이면 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매하고 모호하게 지시를 내리면 답을 찾기 이전에, CEO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일주일이 그냥 지나가버리곤 한다.
CEO 병(病) 치유책
CEO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구성원과 함께 호흡하겠다는 마음의 자세이다. Pfizer社의 전 CEO인 헨리 멕키넬(Henry McKinnell)은 엘리베이터를 타면 옆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일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애로 사항은 없는지를 질문하기를 즐겼다고 한다. 이를 통해 사원들이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듣고 즉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바로 조치를 취하였다고 한다.
더하여, 구성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Home Depot社의 설립자 바니 마르쿠스(Bernie Marcus)는 전 세계 있는 사업장들을 찾아 다니며, 관리자들로부터 직접적인 피드백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바니 로드 쇼(Bernie Road Shows)’라는 미팅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다소 과감하고 무례한 말을 거침없이 하더라도 용인해 주는 일종의 면죄부 제도가 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문을 여는 그의 리더십은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솔직하게 의견을 이야기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CEO 병은 모든 CEO들이 반드시 걸리는 병은 아니다. 또한, 실제로 이러한 병에 걸린 CEO들도 ‘나는 아니다’, ‘CEO로서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CEO가 이를 부인하는 그 순간에도 경영 현장의 생생한 정보로부터 괴리되고 있고 구성원들과의 마음의 거리는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아니다. 회사를 위한 것이다’라는 말이 혹시 CEO 자신을 위한 변명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출처) LG경제연구소
CEO가 경영 현실에 대해 풍부하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일부 CEO들은 일종의 병(病)에 걸려 현실과 단절되곤 한다. CEO를 경영 현실로부터 괴리시키는 CEO 병에 대해 살펴본다.
기업의 장기적 건전성은 경영 현실에 대한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의 인식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는 CEO와 일선 현장의 구성원들이 함께 호흡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때 가능하다. 사업 현황, 경쟁사 동향, 고객의 니즈 등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넓은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정확한 현실 인식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뛰어난 CEO라 하더라고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CEO들이 현장 지향적 경영을 시도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 듯 하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만큼, 현실과 단절되는 일종의 병(病)에 걸리는 듯 하다. 경영학자인 다니엘 골만(Daniel Goleman)은 경영자가 현장의 정보로부터 차단되는 현상을 ‘CEO 병’이라고 말 한 바 있다. 이는 산업, 기업 규모 등에 관계 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CEO, 과연 어떤 병에 걸리는 것일까?
1. 내 경영 방식이 어때서? 잘 되고 있어!
기업 최고의 수장인 CEO라면 나름대로의 원대한 포부와 비전, 그리고 경영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CEO를 믿고 따르는 구성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칫 경영 철학에 대한 신념이 과도하여 독선과 과신에 빠진다면 환경 변화를 경시하거나 의도적으로 배척함으로써 실패에 빠질 위험이 있다.
CEO가 현실로부터 괴리되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과거 성공 경험으로부터 학습한 신념에의 지나친 매몰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일부 CEO는 자신이 과거에 경험했던 세상의 눈으로 앞으로 전개될 세상을 좁게 보거나, 다른 사람들도 내가 사용하는 방식을 좋아할 것이라는 가정을 갖곤 한다. 이로 인해 자신의 경영 방식에 대한 주위의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기보다는 ‘우리 사업을 몰라서 하는 소리’, ‘우리가 그 동안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봐라’ 등의 식으로 묵살하게 된다.
Digital Equipment Corporation社의 CEO, 켄 올슨(Ken Olsen)은 한때 IBM社가 경쟁사로 여길 정도로 사업을 키웠다. 동사의 소형 컴퓨터는 IBM의 메인 프레임 컴퓨터와 비교해도 손상이 없을 정도로 호환성 및 가격 경쟁력이 좋았다. 그러나, 올슨은 자사의 소형 컴퓨터의 뛰어남에 자만하여, IBM이 출시한 PC를 과소 평가하는 실수를 범했다. 심지어, PC가 산업 내 표준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경영 환경이 변했음에도 과거 성공 체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과거의 경영 방식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Rubbermaid社가 그 예이다. 동사는 증권가에서 ‘신제품 제조기’라 불렸으며, 경영학자들로부터 혁신 기법의 연구 대상이 되곤 하였다. CEO, 스탠리 골트(Stanley Gault)에게는 이것이 문제로 작동하였다. 더 많은, 더 빠른 신제품 출시를 위해 신제품 출시율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다 보니, 시장 조사에 투자하는 시간조차도 아까워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 이는 고객 니즈에 맞지 않는 제품의 출시로 이어졌다. 결국 고객의 외면으로 팔리지 않는 상품을 팔기 위해 가격을 할인하여 판매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수익이 하락하였고 기업 이미지도 저하되었다.
2. 부정적 정보는 듣기 싫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이나 정보만을 찾아서 듣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예컨대, 새로운 차량을 구입하는 사람이 차량을 구입하기 전보다, 정작 차량을 구입한 이후에 자신이 구입한 차량에 대한 좋은 기사를 찾거나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고자 하는 심리와도 같다. 반면, 자신이 듣기 싫은 말과 현실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눈을 감고 귀를 닫곤 한다. 일종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현상인데, 이를 ‘선택적 인식’이라고 한다.
일부 CEO들은 자신이 하는 사업과 경영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정보는 좋아하지만, 어디선가 삐걱거리고 있다거나 현장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다는 등의 부정적인 정보는 듣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있다. 자칫 그대로 방치해 둘 경우 경영에 치명적일 수 있는 중요한 현장의 정보(특히, 부정적 정보)가 CEO의 귀로 흘러 가지 않는 일종의 침묵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침묵 현상은 CEO가 부정적인 정보에 대한 대안을 토론하고 해법을 찾기보다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부정적 정보를 전달한 사람을 일방적으로 꾸짖거나 문책할 때, 자주 나타나곤 한다. 구성원들은 솔직하게 좋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면 상급자에게 혼날 것이라고 생각하여 부정적 정보의 전달을 의도적으로 꺼려하게 되는 것이다 ‘괜히 좋지 않은 이야기 해서 윗사람 심기만 불편하게 하는 거 아닌가, 그냥 덮어두자’는 풍토가 싹 틀 수 있다.
마이크로 칩을 만드는 AMD社가 이러한 사례이다. 한번은 사업상 매우 중요한 핵심 칩인 K5의 생산 일정에서 지속적으로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구성원 어느 누구도 CEO인 제리 샌더(Jerry Sander)에게 이러한 현장의 심각한 문제를 전달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관리자들은 생산 일정 지연 현상을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갖가지 좋은 의미만을 부여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정보 은폐로 CEO만 현장의 문제를 모르고 있었다.
한편, 부정적 정보를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들으려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80년대, Xerox社의 CEO, 앤 멀케이(Anne Mulcahy)는 경쟁사들은 저렴한 소형 복사기를 출시했지만, 동사는 제조 원가가 상승하여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면서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였다. 멀케이는 소형 복사기를 제조하는 회사들은 대형 복사기 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Xerox와 근본적으로 경쟁 시장이 다르다고 생각하였으며, 동사의 제조 원가가 지금은 높지만 앞으로 낮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경영 성과의 원인을 비즈니스 모델이나 전략의 문제로 귀인하기 보다는 환율 변동, 국제 경기 침체 등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외부 경영 환경 탓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3. 내부보다는 외부가 먼저!
CEO가 챙겨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바로 ‘주가’이다. 주가는 CEO의 성적표이자, 기업 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특히 눈 여겨 보며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종종 본말이 전도되어 주가를 경영 활동의 결과로 생각하지 않고, 주가 그 자체를 목적이자 경영의 모든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외적으로 주가 관리에만 신경을 써서, 위기를 맞는 기업도 있다.
대외적으로 자신의 경영 성적만을 관리하느라 집안 단속은 소홀히 하는 CEO가 그 예이다. ‘경쟁사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신제품 연구를 해야 한다’, ‘우리의 현재 역량으로 볼 때, 비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등과 같이 구성원들이 나름대로의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이러한 CEO의 주된 관심사는 당장의 주가를 높이는 것에 있기 때문에 귀담아 듣지 않곤 한다. 이렇듯, 외부 사람들의 시선과 의견만을 중시하면, 경쟁사에 뒤쳐지거나 기업 성과의 근본인 고객이나 시장 흐름을 놓쳐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구성원 역시, ‘어차피 이야기 해봐야 들어주지도 않을 텐데’, ‘말 해봐야 내 입만 아프지’ 등과 같은 냉소주의가 싹 터, 내부적으로 고질적인 병폐들이 도사리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
Lucent社의 CEO, 리치 맥긴(Rich McGinn)이 이에 해당하는 예라고 볼 수 있다. 동사의 기술자들은 음성 및 데이터 전송 기술과 관련하여 OC-192라는 신 광학 기술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건의하였으나, CEO는 이를 귀 담아 듣지 않았고, 먼저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경쟁사 Nortel에게 시장 우위를 내주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더하여, 맥긴은 영업 사원들의 불평의 소리도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이들은 동사의 매출 목표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건의하였지만, CEO는 ‘그래도 할 수 있다. 무조건 목표 달성하라’는 식으로 강요하였다. 어쩔 수 없이 매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영업 사원들은 엄청나게 가격을 할인하여 제품을 팔거나 무리한 판촉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는 시장에서 동사의 브랜드 이미지 실추 및 고객 불만을 초래하였고,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동사의 주가가 80% 이상 하락하여 맥긴은 CEO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 CEO인 헨리 샤흐트(Henry Schacht)가 ‘주가는 경영의 최종 산물이지, 근본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전임 CEO의 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내부보다는 외부에 보다 많은 신경을 쓰는 CEO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좋은 대외적 이미지’ 형성을 위해 TV 등 언론 활동을 많이 한다는 점이다. 대게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비전이나 사업을 대외에 홍보하기 위해 이러한 활동을 많이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러한 대외 활동에만 과도하게 집착하여 내부 관리가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분식 회계 파문을 빚었던 Tyco社의 CEO였던 데니스 코졸로우스키(Dennis Kozlowski)가 그 예이다. 한때 성장 기업의 성공 모델로 동사가 주목 받던 시기에 그의 일정표에는 투자자나 저널리스트들과의 인터뷰나 강의가 가득 차 있을 뿐, 내부 경영 현안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GM社의 로저 스미스도 대외적으로 공장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신기술/신사업 혁신에 매몰되어 자신의 비전을 외부에 한창 홍보하고 있을 때, 정작 내부적으로 혁신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4. 나의 의중을 맞춰주는 사람 중심으로
사업의 신속, 원활한 실행을 위해서는 CEO와 구성원들의 마음이 맞아야 한다. 그러나, 너무 ‘같은 마음, 같은 생각’만을 고집할 경우에는 CEO 주변에 ‘좋습니다’ 라는 말만 연발하는 ‘Yes-People’을 양성할 위험이 있다. CEO가 자신에 정책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기하는 사람을 ‘CEO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거나, ‘회사의 성공에 반대하는 사람’으로 오인하여 심하게 혼낸다면, 그 이후에 모든 사람은 가급적 CEO의 의중에 맞는 말만 하게 된다. 구성원들이 말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바른 말 하는 사람보다는 듣기 좋은 말 하는 사람이 인사 상의 좋은 대우를 받는 관행이 싹 터, 해바라기형 부하들만 남게 되고 현장의 생생한 정보는 차단된다는 의미다.
Intel社의 CEO인 앤디 그로브(Andy Grove)는 경쟁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구성원간의 건전한 경쟁이 기업 성장의 버팀목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결과는 이런 애초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타났다. CEO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공적과 관련된 정보만을 제공하는가 하면, CEO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맞추는 것을 외부 경영 환경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MetLife社의 CEO인 로버트 베니모쉬(Robert H Benmosche)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회의를 하던 중, 의자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실패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1주일 후 회의실 담당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회의실 의자 전체를 교체해도 되겠느냐를 물어보는 전화였다고 한다. CEO는 ‘내 밑에 있는 누군가가 회의실의 의자가 CEO의 취향에 맞지 않은 듯 하니, 교체하라는 지시를 한 것 같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CEO가 자신의 주변이 Yes-People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면 CEO는 현실로부터 고립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구성원들은 사업의 본질을 생각하고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CEO에게 잘 보일 수 있을까’ 하는 방법을 찾는데 몰입하게 된다. CEO 곁에서 좋은 이야기만 전달하고, 가급적 CEO의 심기를 건드리는 정보나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5. 지금은 몰라도 돼… 나중에 공유 하자
새로운 제도의 시행이나 조직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행하는 제도나 변화의 취지, 계획 등에 대한 구성원들과의 정보 공유와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권위나 위계 의식에 사로잡힌 CEO는 구성원과 정보를 공유하기보다는 비밀리에 제도나 변화를 추진하곤 한다. ‘뭐, 굳이 이런 일까지 구성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나중에 다 알게 될 텐데’, ‘지금 이야기 해봐야 혼란과 반대 의견만 나올 거야’ 등과 같은 생각으로 정보를 구성원과 공유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CEO가 있는 회사에서는 루머가 흉흉하게 돌게 된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은 ‘이번엔 또 무슨 일을 하실까’, ‘왜 저런 제도를 시작하시려고 할까’를 다양하게 추론하게 된다. 구성원들은 나름대로 추론하여 자신의 지위와 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업무에 집중하지 못할뿐더러, 이렇게 CEO 혼자서 주도한 제도나 변화 노력이 구성원들의 호응을 얻어 추진력을 갖지 못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Conoco社의 CEO, 짐 테일러(Jim Taylor)는 구성원에게 비전과 그 달성 방법을 명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하여 성공한 사례이다. 2000년, 테일러는 탄소 섬유라는 신소재를 저가로 대량 생산하는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는데, 당시 구성원들은 탄소 섬유의 개념과 용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였다. 이에, 테일러는 경영 회의를 통해 ‘우리는 탄소 섬유를 통해 플라스틱보다 가볍고 강철보다 탄탄하며 녹슬지 않는 다리를 건설하겠다’는 명확한 이미지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들이 만들 것이 어디에 쓰일 것인지를 알게 된 구성원들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그렇다면 지금 부족한 기술은 무엇인지도 동시에 명확하게 알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정보 공유를 통해 2002년, 38개의 특허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기존 5명에서 250명으로 인원을 추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편, 권위 의식이 강한 CEO는 좀처럼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CEO인데, 쉽게 내 뜻을 말하면 위신이 떨어지는데’ 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면, 아래 사람들은 CEO 의도 파악을 위해 분주해지게 된다. 명쾌하게 지시를 내렸다면, 하루 이틀이면 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매하고 모호하게 지시를 내리면 답을 찾기 이전에, CEO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일주일이 그냥 지나가버리곤 한다.
CEO 병(病) 치유책
CEO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구성원과 함께 호흡하겠다는 마음의 자세이다. Pfizer社의 전 CEO인 헨리 멕키넬(Henry McKinnell)은 엘리베이터를 타면 옆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일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애로 사항은 없는지를 질문하기를 즐겼다고 한다. 이를 통해 사원들이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듣고 즉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바로 조치를 취하였다고 한다.
더하여, 구성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Home Depot社의 설립자 바니 마르쿠스(Bernie Marcus)는 전 세계 있는 사업장들을 찾아 다니며, 관리자들로부터 직접적인 피드백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바니 로드 쇼(Bernie Road Shows)’라는 미팅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다소 과감하고 무례한 말을 거침없이 하더라도 용인해 주는 일종의 면죄부 제도가 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문을 여는 그의 리더십은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솔직하게 의견을 이야기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CEO 병은 모든 CEO들이 반드시 걸리는 병은 아니다. 또한, 실제로 이러한 병에 걸린 CEO들도 ‘나는 아니다’, ‘CEO로서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CEO가 이를 부인하는 그 순간에도 경영 현장의 생생한 정보로부터 괴리되고 있고 구성원들과의 마음의 거리는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아니다. 회사를 위한 것이다’라는 말이 혹시 CEO 자신을 위한 변명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출처) LG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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