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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의 절반은 재테크에 투자하라~

제조업닷컴 2008. 2. 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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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의 절반은 재테크에 투자하라~

 

 


▶조재영 FP팀장(왼쪽)은 “꼼꼼한 재무진단이 재테크의 첫 단계”라고 말했다.



재테크 열풍이 거세다. 재테크 정보의 홍수에서 허우적대지 않으려면 나만의 전략이 필요하다. 이코노미스트가 연령대와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유형별 ‘맞춤 재테크’ 전략을 제안한다. 이번 호에서는 ‘신입사원 재테크 ABC’를 살펴본다.


2813만원. 샐러리맨 연봉 정보를 제공하는 한 인터넷 회사가 조사한 (매출액 1000대 기업 기준)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연봉 평균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병아리 사원’들에게는 어마어마하게 큰돈이다. 4년을 모으면 1억원이 넘는다.

물론 월급에 손 한 번 안 댔을 때 얘기다. 현실에선 정반대다. 신입사원은 월급명세서보다 신용카드 명세서가 더 ‘화려해’ 애를 먹기도 한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사회 초년병 시절은 인생의 큰 틀을 짜는 중요한 단계”라며 “특히 돈을 모으는 습관이 결정되는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조재영 삼성생명 FP(재무설계사) 팀장은 “진맥을 해봐야 병을 알듯이 신입사원 재테크의 첫 번째 단계는 꼼꼼한 재무진단”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롯데쇼핑 신입사원 전재훈(26)씨가 삼성생명 서초타워를 찾았다. 조 팀장에게 재무상담을 받기 위해서다. 전씨는 지난해 8월 롯데쇼핑에 입사했다.

“(재테크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솔직히 관심도 덜했습니다. 월급명세서도 내놓을 내역이 없다 보니 재테크 상담 받는 것 자체가 민망했다고 봐야지요.”

조 팀장은 “요즘은 20대부터 재테크에 ‘미쳐 있다’고 말하지만 의외로 이런 유형의 신입사원이 태반”이라고 말한다. 특히 어디에 쓰는지도 모르게 통장잔액이 줄어든다면 심각하게 재무상황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신입사원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월급으론 재테크가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이라며 “재테크 1계명은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는 100만원짜리 봉급쟁이”

전씨는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데도 지난 5개월 동안 거의 저축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저축이라고 하면…. 주택청약부금으로 월 10만원, 보험료 월 10만원 나가는 게 전부입니다. 게다가 보험은 전화 상담원의 ‘독촉’에 마지못해 가입한 것이라 어떤 상품인지 잘 알지도 못해요.”

조 팀장의 진단이다.


“신입사원들은 업무 파악에 바빠 재테크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입사 동기들과 재테크 모임을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고 평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먼저 전씨의 월간 현금흐름표를 만들어 보았다. 서울 혜화동에서 자취생활을 하는 전씨는 월세·교통비 등으로 40만원을 지출한다. 신용카드 지출이 100만원가량 되는데 무엇에 썼는지 기재하지 않아 ‘무섭게 나가는 돈’이 됐다.

그리고 경북 포항에 계신 부모에게 용돈 20만원을 매달 보내드리고 통신비 10만원, 기타 잡비로 10만원을 쓴다. ‘유이(唯二)’한 저축상품 20만원을 더하니 월 소득 200만원(실수령액 기준)과 같아졌다.

조 팀장은 “월 소득의 90%가 지출이라 투자할 여유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씨는 대학 때 아르바이트로 번 돈도 거의 쓰지 않았을 만큼 소비에 소극적인 편이었다. 그런 전씨가 왜 입사 뒤 갑자기 소비가 늘었을까?

“회사에 처음 들어가서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았어요. 옷값도 많이 들었고요. 아직 학생인 친구들을 만나면 으레 제 앞에 계산서가 놓이기도 하고…. 백화점에서 근무하다 보니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직원 할인가로 사들이는 일도 잦았지요.”

조 팀장의 솔루션은 가혹했다.

일단 “월급의 절반은 무조건 저축하라”고 충고했다. 조 팀장은 “저축 50%, 고정지출 25%, 변동지출 20% 정도로 현금 흐름표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것도 자동이체 형식으로 해서 아예 ‘내 돈이 아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씨는 ‘저축 50%’라는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투자를 하고 싶어도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조 팀장은 연금 25만원, 장기주택마련저축 62만5000원을 기본으로 저축액을 조금씩 늘려나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다 여유가 생기면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유했다.

저축 100만원 중에는 노후 준비도 포함된다. 특히 연금 가입은 일찍 시작할수록 유리하다. 조 팀장은 연금펀드를 추천했다. 젊을수록 주식을 편입한 상품에 투자해 투자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펀드 얘기가 나오자 전씨 목소리가 높아졌다. 해외펀드가 수익률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리스크를 걱정해 투자하지 못했다는 하소연이다.

조 팀장은 “신입사원 때는 들뜬 마음에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며 “스스로 상품을 분석해 소신껏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뽑은 올해의 유망 해외펀드는 브릭스·이머징마켓·동유럽·남미·동남아 펀드다. 조 팀장이 제시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씨의 라이프 플랜을 재구성해봤다.

전씨가 1억원을 모으려면 매월 87만5000원씩 7년 동안 저축해야 한다. 전씨가 5년 후에 결혼한다고 가정하면 매월 80만원씩 저축해 현재 가치로 5000만원 정도의 결혼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 결혼하고 10년 후에 2억원 정도의 내 집을 장만하려면 매월 50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집값의 절반은 대출로 충당했다고 가정해서다. 조 팀장은 “대출 상품은 금리 혜택이 있어 대출금을 잘 이용해 다른 상품에 투자하면서 원금을 갚아나가면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재테크의 ‘목적’이다. 가령 몇 년 안에 해외 유학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만기가 5년 이내인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노후 준비도 고려해야 한다. 전씨는 65세에 은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 매월 200만원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지금부터 월 34만원 정도를 적립해야 한다. 물가상승률 연 3%, 투자수익률 연 7%를 감안한 것이다. 조 팀장은 “소득에 비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이 너무 크지만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구체적인 재무목표를 세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조 팀장은 “소득공제·비과세 상품 가입, 체크카드 사용, 재테크 동아리 가입 등으로 일찍부터 ‘돈 모으는 습관’에 길들여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년 전 신입사원 신정수씨는 지금
“연 1500만원 저축해 75점 수준”

재테크 경쟁력은 ‘2년차’에서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신입사원 돈 모으기’ 기획에 참여했던 신정수(27) 한투증권 주니어 PB에게 지난 1년간의 성적표를 물었다.

2006년 11월 입사한 신씨는 1년 전 이코노미스트가 마련한 신입사원 좌담에서 “월급의 60%를 저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이코노미스트 870호, 2007년 1월 9일 발행). 1년 동안 그의 재무 성적표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쉽지 않더군요. 신용카드를 생각보다 훨씬 많이 사용했더라고요. 소비 수준도 높아졌고요. 대학 때 마시던 소주가 양주로 변하더라고요.”

신씨는 저축액을 미리 떼놓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그럼에도 신씨의 성적표는 B+급이다. 일단 소득의 40%는 반드시 저축했다. 신씨가 1년 동안 모은 돈은 1500만원. 입사할 당시 연봉은 3000만원대 후반이었다.

그는 재테크에 성공했느냐는 질문에 “원래 목표가 월급의 60%, 연 2000만원 저축이었으니 75점이 적당하다”며 제법 숫자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신씨의 현재 투자 포트폴리오는 ▶펀드(국내주식형 30%, 베트남 10% 이내, 브릭스 40%, 동유럽 20%) ▶장기주택마련저축 통장 4개 ▶보험(생명·암·손해) 20만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이제 막 재테크를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저축액을 미리 자동이체해 지출할 때 긴장감을 주라”고 충고했다.

1년 전 신씨는 처음으로 재테크 교육을 받으면서 어마어마한 노후자금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때는 엄두가 안 났지만 지금은 충분히 모을 수 있는 돈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아끼려고만 하지 말고 미리 용도를 정해놓고 적극적으로 투자하세요.”


출처 : 이코노미스트